2013년 상반기다짐

오기가미 나오코의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를 보았다.뒤를 쫓아다니는건 고양이뿐이어서 고양이들과 살면서 고양이를 빌려주는 사요코는 자기 눈 보이는 곳에 목표를 벽보로 붙여놓고 다짐하곤 한다 .[올해야 말로 결혼! 얼굴은 따지지말자] 이런거 붙여놓고 헛! 하고 자신에게 기합을 주는거다.
이 감독 전작들이 매번 혼자있는 사람들의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 하듯이 이 영화에서도 줄창 구멍을 이야기한다. 이를테면 혼자 살게된 사요코는 이렇게 말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매일 짜증날정도로 밝은 아침이 돌아오고, 눈치없이 하루 세번 배가 고프고 지겨울정도로 해가 지면 다시 뜨고 ,구역질이 날 것같은 봄이 가면 또 여름이 지나갔다고 독백한다. 너무 슬퍼서 채울수 없었던 마음속 구멍을 채워준 것이 바로 자기를 살게했다고 ,그게 고양이라면서 사랑스럽다고 영화내내 고백하는것이다.고양이가 구원이라고? 사요코는 고양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네. 난 아주 오래전에 친구로부터 내 머리속 구멍은 죽을때까지 안 메꾸어질거라는 저주를 들었었지. 쳇.  

지영이가 ㅈㅂ이랑 곧장 결혼을 하게될거 같아 다들 걱정이 태산이다. 네번 만났을뿐인데 어떻게 결정할수가 있어? 둘을 서로에게 소개시켜준 나와 정작 당사자인 지영이는 뭐가 문제야라며 희희낙낙하는데, 친구들은 그 충격타에 반타박에 반걱정눈물들이다. 좋은 친구들이다. 나의 암담할 독거노인 미래를 정말 걱정해주는 좋은 친구들이다.지영이는 가진게 쥐뿔도 없으니 바라는 것도 없지. 얘가 지금 우리들중 제일 순수하게 행복할거다. 아무 생각없거든이라고 말해주고 같이 한참 웃었다. 사랑은 눈을 멀게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고, 내 욕망은 언제나 결핍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면 이 시대 행복만큼이나 판타지를 좋아하고, 오해를 값비싸게 여기는 감정이 또 있을까. 싸구려 헐리퀸 로맨스의 싸구려 해피엔딩이 환상이라는걸 알면서 읽는다는거야 말로 진짜 웃긴 자기기만이지. 나는 일종의 무드셀라증후군환자이면서도 진실은 불행과 가깝다고 느낄때가 더 많았다. 나의 궤변은 이거다. 내 머리속 상념을 버릴수록, 아무 생각 없을수록 행복해지는 거라니까.

이젠 두남자와 사는 세는 여지껏 아침부터 저녁까지 무엇을 하십니까라는 물음에 ' 내 자신을 견딥니다' 라는 에밀 시오랑의 말을 대문에 적어놓고 있다. 나는 언제나 그렇듯이[타인은 언제나 지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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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다짐

1. 묻지마 여행친구를 만들어서 노천온천여행을 간다.
2. 인터넷과 핸드폰은 퇴근 후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2. 오늘의 기록은 짧더라도 잊지말고, 일주일에 하루이상 글을 쓰고 책을 읽는다.
3. 걷는 시간을 늘이고 탄수화물,기름, 당분, 약물섭취, 몸무게를 줄인다.
4. 플라스틱종이컵을 쓰지않는다.
5. 미워하고 원망하지 않고,헤프게 슬퍼하지 않는다.
6. 숙면에 집중한다.
7. 매사에 감사한다.
8. 인상쓰지 않고 쌍욕은 속으로만 한다.
9. 아빠 엄마에게 큰소리내고 화내지않는다.
10.여의하류교차로에서 새치기와 끼워주기 양보의 미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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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래는 현모양처라는 내 말에 [그럼 나는 신사임당이다] 라고 지영이 한 말씀하신다. 진짜다짐인데 --.      



    

덧글

  • 행운의 책고기 2013/01/20 13:02 # 답글

    마음속 구멍은 채울 수 있는 걸까요? 채우면 채울수록 더 커지던데...^^
  • 록색광선 2013/01/20 13:11 # 답글

    행운의 책고기/ 제가 본 위의 영화에선 고양이를 키우라네요.하하.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구멍있으면 뭐 어떻습니까. 도너츠도 구멍이 있어야 구멍먹는 재미도 있고... 맛있자나요.(응?)
  • 미사 2013/01/20 16:55 # 답글

    화이팅!! 저도 어쩌면 올해 식구가 늘지 몰라요오!! ㅎㅎㅎ
  • 록색광선 2013/01/21 08:19 # 답글

    미사/ 그거 좋은일이죠?! 우와! 꼭 얘기해줘요. 축복드려야하니까요!
  • 스니키 2013/03/31 17:38 # 삭제 답글

    뒤늦게 이 글을 보며...저도 다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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